1. 과학이란 무엇이며 무엇이 아닌가? 과학과 종교적 믿음은 어떤 면에서 비슷하고 또 어떤 면에서 다른가? 칼 포퍼와 토머스 새뮤얼 쿤의 용어나 개념(예: 반증주의, 정상과학, 패러다임, 과학혁명)을 사용하지 말고 답하라.

    번개가 칠 때 두려움을 느끼던 옛날 사람들은 신의 뜻으로 현상을 해석하여 두려움을 극복했다. 종교와 과학은 이와 같이 현상을 해석해서 인간에게 어떤 안정된 세계관을 부여한다. 즉, 과학은 객관적인 사실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과학은 어떤 관측 위에서의 설득에 의해서 형성되는 체계인 것이다. 어떤 관측이 있을 때 여러 가지의 해석이 공존하고 그 중에서 더 설득력 있는 쪽이 옳다고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수학과는 다르게 옳고 그름이 불분명하 고, 그 안에서 합리적인 해석을 선택해나가는 것이 과학이다.

    그럼에도 과학과 종교가 다른 이유는 관점과 완성도 때문이다. 종교는 경전과 같은 인위적인 진실을 가정하여 대부분의 현상을 설명한다. 경전도 해석이 다르게 될 수는 있지만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세계의 작동 방식을 서술한다. 심지어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도입된, 자연스러운 논증 과정이 아닌 해석들도 섞여 있다. ‘선한 자는 천국에 가고, 악한 자는 지옥에 간다’와 같은 것이다. 사후 세계나 신과 같은 관측의 대상이 아닌 개념을 다루기 때문에 검증도 불가능하다.

    과학은 그런 진실을 가정하지 않고, 가정을 하더라도 언제나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가진다. 대부분의 해석들은 검증이 가능하고, 타당한 해석이라고 생각되면 과학의 일부가 된다. 대표적인 예시로 에너지 보존 법칙은 정설로 받아들여졌으나,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가 발견되면서 질량을 에너지로 해석하거나, 질량-에너지 보존 법칙으로 수정되었다. 이렇게 과학은 관측과 해석, 검증에 의존하기 때문에 아직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고, 따라서 절대적 진실을 사용하는 종교보다 완성도가 떨어진다.

    이런 과학이 중요하다고 현재 사회에서 인식되는 이유는 가장 효과적으로 현상을 설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착시와 같이 관측이 잘못되기도 하고, 어떤 영역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등 한계가 있는 인간의 감각을 과학 이론을 이용하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어떤 현상이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과학이 중요한 이유는 이 추론을 해내는 유일한 방법이 과학적 접근이기 때문이다.

     

    2. 과학실재론 논쟁에서 실재론과 반실재론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무엇인가? 실재론 또는 반실재론 중 어느 쪽을 지지하는가? 그 이유를 세 가지 이상 제시하라.

    realism

    실재론과 반실재론은 과학의 목적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다. 실재론은 자연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는 참된 이론(진리)이 있고 과학은 이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목적이라고 주장한다. 일부 실재론자들은 과학이 실제로 이 진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보고, 이를 '강한 실재론'이라고 분류한다. 그에 비해 반실재론자들은 과학은 진리를 얻는 것이 과학의 목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 관측 가능한 부분으로 설명할 수 없는 관측 불가능한 부분에 대한 부분에 대해 이론적으로 접근할 수 없다. 예컨대 공기 중에 어떤 입자가 있다고 주장할 때, 실재론자들은 실제로 거기에 그 입자가 있다고 생각하고, 반실재론자들은 관측을 못하기 때문에 알 수 없다고 한다. 나는 반실재론을 지지하고,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어떤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예측과 관측이 불가능한 영역이 존재한다. 현재 우주 생성 모델 중에 가장 유력한 모델인 빅뱅 이론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아무도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빅뱅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빅뱅 이후의 흔적들만 볼 수 있을 뿐, 빅뱅 이전에 대해서는 어떤 예측과 관측도 불가능하다. 만약 실재론이 옳다면, 빅뱅 이전에 대해서도 참된 이론이 존재하며 과학은 이 진리를 향해가야 한다. 그 진리가 존재하는 지도 모르겠고,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그 진리에 접근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두 번째로, 과학은 방향성 없이 발전하고, 때때로 퇴보하기도 한다. 실재론에 의하면 과학은 어떤 진리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데, 빛의 경우만 해도 별로 그렇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뉴턴은 빛이 알갱이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고, 그 이후에 빛은 에테르의 파동이다, 빛은 매질이 필요없는 전자기파이다 등의 이론을 거쳐서 다시 아인슈타인에 이르러 빛은 광자라는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론이 정립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계산만 더 정확해지고 전체적인 이론의 방향성이 불분명하다. 심지어 그 중에는 에테르와 같은 현재 오류라고 생각되는 이론도 있다. 이런데도 진리가 있고, 과학은 그 진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세 번째로, '절대적 진리'라는 개념이 무의미하다. 절대적 진리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그것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알 수도 없는 것을 향해 과학은 나아가야 한다'로 해석되는 탁상공론일 뿐이다. 그 진리가 이 우주에 유일하게 존재한다는 보장도 없다. 예컨대 문명이 많이 발달한 외계 종족들을 만나고 그들과 만났을 때 ‘과학’이라고 하는 것이 지구에서 구축한 이론들과 교차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독립적이지만 마찬가지로 자연 현상들을 효과적으로 설명한다면, 실재론자들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만약 받아들인다면 진리가 여러 개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는 결국 진리라는 원인을 향해 우리가 향해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향해가는 것이 곧 진리라는 것을 뜻하며, '진리'라는 개념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출처

    [1] http://philosophy-in-figures.tumblr.com/post/92196098591/scientific-realism-vs-anti-realism

    Posted by Lamplighter